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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그림자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 가는 늦은 오후였다.
10살 먹은 존은 아버지 닉과 함께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날 존은 주니어 베이스볼 팀에서 연습 경기를 했다. 많은 부모들이 와서 구경했다. 당연히 닉도 갔었다.



존은 좌측 외야수 수비를 했다. 초등학교 어린이 팀이었기 때문에 타자가 친 공이 거기까지 가는 일이 별로 없었다. 존은 소아마비를 앓아서 오른쪽 다리가 조금 짧았다. 그리고 선천적인 심장병이 있었다. 심장 판막이 기형이어서 부정맥이 발생하는 문제였다. 그런 이유로 말하자면 존은 배려를 받는 아이였다. 그에게 공이 굴러오면 그는 그것을 주워서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던지거나 굴리거나 하여튼 전달만 하면 되었다. 존 옆에는 다른 친구들이 같이 보조를 해주었다.


존은 그런 자신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이 결과적으로는 하찮게 보일지라도 열과 성을 다해서 그 일을 했다. 그것은 아버지 닉의 영향이 컸다. 닉은 존이 2살 때부터 아프기 시작하자 직장을 집 가까운 곳으로 옮기고 존을 보살피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존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관찰하고 옆에서 존이 하는 일을 도와 주거나 반대로 존이 자신이 하는 일을 따라서 배우도록 유도했다. 아버지 닉의 입장에서는 장애를 가진 존이 무엇이든지 하려고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었다.


존과 같이 유년기에 심한 병치례를 경험한 아이는 통계적으로 지능과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존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집중해서 하는 좋은 습관이 있었다. 덕분에 신체적인 장애의 영향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것도 닉의 영향 때문이었다. 닉은 퇴근하고 나서 존이 하는 것들을 옆에서 보고 있다가 존의 입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것을 가르쳐 주었다. 닉은 장애아동을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존의 선생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그날 존은 단 한 번 타자가 되어 타석에 섰다. 이것도 모든 팀원이 반드시 한 번은 타석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주니어 팀의 배려였다. 당연히 존은 볼을 치지 못했다. 존의 실력은 간신히 배트를 쥐고 휘두를 수 있는 정도였다. 빠르게 던지는 공을 받아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했다.

존과 닉은 산책 삼아 해가 지는 시골길을 걸었다. 그들은 한참 동안 말없이 걸었다. 지는 해가 긴 그림자를 만들어서 그들 키의 두 배쯤 되었을 때 닉이 존에게 물었다. "오늘 재미있었니?"


"네." 존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공을 한 번 맞추어 보았으면 좋겠어요. 아빠도 내가 야구를 좀 더 잘하면 좋겠지요?"
존이 물었다. 존은 닉에게 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는.." 닉이 대답했다.
"나는 네가 공을 맞추어도 좋고 못 맞추어도 괜찮아. 공은 맞출 수도 있고 못 맞출 수도 있단다. 왜냐하면 공을 맞추는 일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에는 공을 던지는 사람의 몫과 같이 네가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야. 예를 들어서 오늘 투수 바비가 던진 공이 너무 빨라서 네가 치기 어려웠던 것처럼 말이야."

"그러나 네가 너 자신에 집중하고 너의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은 전부 너의 것이야. 그건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지. 나는 네가 무엇을 하던지 그 일에 집중해서 하면 기분이 좋아. 너는 너만의 방법을 찾고 있단다. 나는 그래서 기분이 좋아."

존이 만족한 듯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닉이 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바람이 살며시 불어왔다. 가을 들판에 드리워진 길쭉한 그들의 그림자가 흔들거렸다. 그 그림자들은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존 H. 심슨
그는 소아마비와 선천성 질병들을 이겨내고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 그는 의사가 되어 많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그는 훗날 자신의 아버지 이름을 딴 '니콜라스 심슨' 재단을 만들어 소아마비, 심장병 등 선천성 질환을 겪는 어린이들에게 무상 의료 지원을 했다. 그는 1996년 "올해의 평화상" 수상자가 되었다.


존은 강연장에 서서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게 되면 아버지와 함께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저는 어렸을 때 저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신 좋은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해서 아버지께 제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가 저에게 해주신 말씀은 뜻밖에도 무언가 결과적으로 잘 하거나 못하거나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순간 순간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급해집니다. 예를 들어서 당신이 야구 게임에서 타석에 서면 홈런을 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홈런을 치더라도 그 야구 게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가 되면 그 결과는 이미 시간이 지난 것이 되어서 의미가 없어집니다. 결과적인 기록같은 정보는 내가 관여해서 만들어 내기는 했지만 그것들이 진정한 나 자신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의 결과를 이루어지게 하는 요소들 중에 일부는 외부에 있어서 나 자신이 전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서 자신만의 문제 해결 능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공을 치거나, 점수를 내거나, 결과적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제가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습관은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으며 온전히 저의 것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선천적인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장애가 곧 저 자신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은 저에게 주어진 외부의 환경적인 조건 같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어려울 때 아버지가 해주신 얘기를 떠올리고 내면에서 당면한 일들을 해결할 저 자신만의 방법에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실현하기 어렵게 보이던 일들을 이루어 내고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년 전, 존과 닉이 해질녁에 나눈 대화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그들의 꾸준한 실천 때문에 결국 전세계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때 그들의 마음 속에서 만들어 낸 천사들이 이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어느 진화학자는 이것을 밈, 인간이 의식에서 상상으로 만들어 낸 정보가 다른 인간 개체에게 영향을 주는 현상이라고 불렀다. 선(善)은 어떠한 사람이나 사물,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 속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을 하는 방식, 실천을 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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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기준이에요.  저는 Deduction Theory, LLC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CEO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제 동생 이기환님과 함께 일을 하구요. 연구와 공부도 하고 있어요. 우리가 연구하는 주제는 논리학, 수학, 과학, 그리고 컴퓨터 정보공학이에요. 이 블로그는 우리가 연구하고 공부하는 주제를 설명하는 곳이에요.
그리고 저는 최근 오픈소스 공개 스터디 릴랏 프로젝트의 내용을 번역해 주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어요. 제 생각에는 이 프로젝트가 전세계에 사는 어린이, 학생, 어른에게 도움이 될 거에요. 특히 저소득층에게요. 이 프로젝트는 무료에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기획했어요. 저는 나중에 저소득 국가에 학교와 고아원을 짓고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 방식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나중에 그 사람들이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돕고 싶어요.
아래에 링크한 릴랏 소개 페이지를 읽어 본 다음 이것이 도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저에게 말해주세요.
오픈소스 공개 스터디 프로젝트 Rellat을 소개합니다
원문 컨텐츠는 한글로 전부 제가 쓴 것이에요. 우리는 세계 모든 언어로 번역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기준님과 함께 Rella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기환입니다.
제가 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 어도비 플래시 프로그램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다가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액션스크립트를 사용한 것입니다.
Rellat 프로젝트의 방법론은 제가 평소에 일을 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저는 사실 500줄 이상 넘어가는 코드를 보면 정신이 없고 잘 기억도 안됩니다. 지금도 간단한 코드 문법이 기억이 안나서 구글을 뒤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신 저는 이 코드가 어떤 사고방식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는지, 어떤 관계정보를 사용했는지를 추적합니다. 이것이 연역론의 코딩 방법론, 코딩 스타일, 컴퓨팅 세계관입니다.
이 사고방식을 갖추면 더 나은 정보처리 방식이 무엇인지 비교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프로그래밍의 본질이고,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나머지 프로그램의 빈공간은 구글과 스택오버플로우의 힘을 빌려서 채워넣습니다.
저는 여러분도 그렇게 하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기술, 수만 줄의 코드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으면서 대규모의 질 높은 정보처리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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