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qus for deduction-theory

힘들고 지쳐서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가야 할 때


콩트

저는 사촌동생이 있습니다.
그는 저보다 한 살 적은 여자입니다.
이것은 제가 21살, 그가 20살 때의 일입니다.



그는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대학교 2학년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는 수도권 지역의 모 대학 건축과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건축설계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그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당장 다음 학기 학비와 생활비도 걱정되었습니다.

그는 휴학을 하고 일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다른 전공을 다시 시작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다니던 학교를 마칠까 생각해 보았니다.
그랬더니 다시 당장 다음 학기 학비와 생활비가 걱정되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 살까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습니다.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버지와 떨어져 자주 보지 못하고 자랐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장사를 하느라고 바빴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는 겉으로는 명랑한 사람이었지만 사실은 항상 외로웠습니다.

우리는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 그를 괴롭혀서 울린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음력 새해 외가집에서 그를 만나 그의 얘기를 묵묵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네가 경험한 것 중에 가장 잘한 것 같은 일이 무엇이니? 아주 사소하거나 작은 일도 좋으니 이야기를 해보자."

그가 생각하기에 성취감이 있었던 경험은 몇 달 전에 있었던 아르바이트 경험이었습니다. 백화점 매장 내 한켠에서 통신서비스 가입 판촉을 했는데 판매 실적이 좋아서 보너스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에게 왜 그렇게 일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으냐고 물으니 그가 생각하다가 답하기를, 서비스 가입 혜택에 대해서 잘 설명을 했더니 손님들이 쉽게 이해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잘 이해해줄 때 즐거움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것을 단순하게 정리해서 되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설명하는 것을 잘하고 그것을 좋아하는구나, 그렇게 해서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만족하니?"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일은 장사를 하는 어머니를 보아왔는데 판매 매상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장사 때문에 바빠서 가족들에게 소흘해 지는 것을 겪어 보니 그것은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잘하는 "정보를 설명하는 일"이 실적, 금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한번 더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설명하는 것을 잘하고 그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돈을 벌고 실적을 올리는 것은 그가 잘할 수는 있으나 좋아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에게 백화점에서 통신서비스 판촉 한 일 외에 즐거웠고 보람있었던 일을 하나 더 꼽아 보라고 했습니다.

그는 학비와 생활비에 보태려고 과외를 했던 일을 꼽았습니다. 그는 아까와 비슷하게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것을 쉽게 설명해서 가르치고 그 사람이 호응하는 것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쉽게 설명해서 가르치고 그 사람이 거기에 호응해서 발전하면 그것에 만족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판매 실적, 금전적인 보상은 그다지 바라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세가지 직업을 예로 들며 지금까지 우리가 이야기 해서 알아낸 그의 적성, 능력, 자기 만족에 일치하는 것을 골라 보라고 했습니다.

  1. 각종 세일즈맨: 능력은 있으나 자기 만족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2. 사교육 선생님: 능력은 있으나 자기 만족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3. 공교육 선생님: 둘 다 해당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너는 세일즈맨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 너는 사교육 선생님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 너는 공교육 선생님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어. 무엇을 해도 괜찮고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어떤 직업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 한 과정에 있어.
너는 네 자신이 이루어 낸 작은 경험 속에서 네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찾아야 해.
그리고 무엇을 선택하든 그것으로 판단해야 해. 그래야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해서 그 길을 갈 수 있어.
내 얘기는 여기까지야."

힘들고 지쳐서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가야 할 때 우리가 이야기 했던 이것을 생각해보렴.
거기에는 흔들리지 않는 별이 하나 떠 있어.
어떤 일이 생겨도 네가 가는 길을 밝혀줄꺼야.


그리고 우리는 헤어져서 그 후로 10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저는 얼마전 우리 어머니로부터 그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다니던 대학교 건축과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를 목표로 대학 입시를 다시 준비했습니다.
그는 무리하지 않고 그의 점수대에서 갈 수 있는 지방의 교육대학교에 지원했고 무리없이 합격했습니다.
학비는 장학금, 과외와 아르바이트로 해결했습니다.

교대를 졸업하고 나서 그는 대도시로 가려는 다른 선생님들과는 달리 시골의 한 학교에 지원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을 정말 즐거이 했습니다.
그는 학교 안팎의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과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이전에 그는 외모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집중할 때 빛나는 그의 매력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같은 학교의 남자 선생님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알고보니 그 선생님 삼촌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습니다.
교장 선생님도 그를 아껴주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인기리에 결혼을 했습니다.
이제 몇 달 뒤에는 엄마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어머니가 덧붙였습니다.
지난 추석에 외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선생님이 될 생각을 했는지, 그 선택을 해서 여기까지 이렇게 올 줄 어떻게 확신했는지. 어떻게 해서 도중에 흔들리지 않고 계속 지속할 수 있었는지.

그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기준이 오빠와 이야기를 한 번 한 적이 있어요. 그 대화가 저를 여기까지 오도록 도와주었어요. 제가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저는 그때 했던 이야기를 생각하고 저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어요."

우리 어머니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에게 그렇게 큰 영향을 준 제가 자랑스러웠다고 했습니다.
저는 제 얘기를 잊지 않고 실천한 그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앞으로도 그는 계속 행복한 인생을 살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요.


힘들고 지쳐서 어두운 밤을 헤쳐 나가야 할 때 너의 내면에 귀를 귀울여 보렴.
거기에는 흔들리지 않는 별이 하나 떠 있어.
어떤 일이 생겨도 네가 가는 길을 밝혀줄꺼야.

Facebook Comments

Disqus Comments

About Author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기준이에요.  저는 Deduction Theory, LLC라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CEO로 일하고 있어요.
저는 제 동생 이기환님과 함께 일을 하구요. 연구와 공부도 하고 있어요. 우리가 연구하는 주제는 논리학, 수학, 과학, 그리고 컴퓨터 정보공학이에요. 이 블로그는 우리가 연구하고 공부하는 주제를 설명하는 곳이에요.
그리고 저는 최근 오픈소스 공개 스터디 릴랏 프로젝트의 내용을 번역해 주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어요. 제 생각에는 이 프로젝트가 전세계에 사는 어린이, 학생, 어른에게 도움이 될 거에요. 특히 저소득층에게요. 이 프로젝트는 무료에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기획했어요. 저는 나중에 저소득 국가에 학교와 고아원을 짓고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 방식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나중에 그 사람들이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돕고 싶어요.
아래에 링크한 릴랏 소개 페이지를 읽어 본 다음 이것이 도울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저에게 말해주세요.
오픈소스 공개 스터디 프로젝트 Rellat을 소개합니다
원문 컨텐츠는 한글로 전부 제가 쓴 것이에요. 우리는 세계 모든 언어로 번역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이기준님과 함께 Rellat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기환입니다.
제가 프로그래밍을 처음 시작한 것은 어린 시절 어도비 플래시 프로그램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다가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액션스크립트를 사용한 것입니다.
Rellat 프로젝트의 방법론은 제가 평소에 일을 하는 방법과 같습니다.
저는 사실 500줄 이상 넘어가는 코드를 보면 정신이 없고 잘 기억도 안됩니다. 지금도 간단한 코드 문법이 기억이 안나서 구글을 뒤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신 저는 이 코드가 어떤 사고방식을 사용해서 만들어졌는지, 어떤 관계정보를 사용했는지를 추적합니다. 이것이 연역론의 코딩 방법론, 코딩 스타일, 컴퓨팅 세계관입니다.
이 사고방식을 갖추면 더 나은 정보처리 방식이 무엇인지 비교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프로그래밍의 본질이고,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나머지 프로그램의 빈공간은 구글과 스택오버플로우의 힘을 빌려서 채워넣습니다.
저는 여러분도 그렇게 하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기술, 수만 줄의 코드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으면서 대규모의 질 높은 정보처리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opular Posts

Visitor Map

Flag Counter